퇴행성 관절염, 나이만 탓할 수 없는 이유
무릎이 아프고 계단 오르기가 힘들어지면 “나이 들어서 그렇지”라며 넘기기 쉽습니다. 하지만 반복되는 통증과 불편함은 단순한 노화가 아닌, ‘퇴행성 관절염’이라는 질환일 수 있습니다. 퇴행성 관절염은 관절을 감싸고 있는 연골이 점차 닳고 손상되면서, 뼈끼리 마찰이 생기고 염증과 통증이 나타나는 만성질환입니다. 흔히 ‘무릎 관절염’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손가락, 어깨, 고관절 등 전신 관절에서 발생할 수 있습니다. 고령층에서 흔하긴 하지만 최근에는 비만, 과사용, 잘못된 자세 등으로 인해 40~50대 중장년층에서도 발병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방치할 경우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초래하고, 심할 경우 관절 변형이나 수술까지 고려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퇴행성 관절염의 주요 증상과 원인, 진행 단계별 특징, 그리고 효과적인 예방법과 관리법에 대해 자세히 안내해드립니다.
퇴행성 관절염의 증상과 진행 과정
퇴행성 관절염은 서서히 진행되는 질환으로, 초기에는 통증이 일시적이지만 점차 만성화되고 움직임 자체를 제한하게 됩니다. 다음은 퇴행성 관절염에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증상들입니다.
- 1. 관절 통증: 걷거나 계단을 오를 때 무릎, 엉덩이, 손가락 관절에 통증이 나타나며, 앉았다가 일어날 때 더욱 심해집니다.
- 2. 뻣뻣함과 운동 제한: 아침에 일어난 직후나 한참 앉아 있다가 움직일 때 관절이 뻣뻣하게 느껴지고, 점차 유연성이 떨어집니다.
- 3. 관절 부기 및 열감: 염증이 생기면 관절이 붓고, 누르면 열감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 4. ‘뚝뚝’ 소리 및 관절 마찰음: 무릎을 구부릴 때 뼈가 맞닿아 나는 소리가 들리며, 심한 경우 걷는 데에도 영향을 줍니다.
- 5. 관절 변형: 말기에는 다리 축이 O자형으로 휘어지거나, 손가락 마디가 두드러지게 굵어지는 등 외형적 변화가 생깁니다.
초기에는 휴식으로 통증이 가라앉지만, 중기 이후에는 가만히 있을 때조차 통증이 나타나며,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주게 됩니다. 따라서 조기 발견과 관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관절을 지키는 생활 속 예방법과 운동법
퇴행성 관절염은 완치보다는 ‘진행 속도를 늦추는 것’이 핵심입니다. 약물치료나 수술에 의존하기 전에, 생활 속 실천으로 얼마든지 관절 건강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1. 체중 조절이 곧 관절 부담 감소 무릎 관절에는 체중의 4~6배에 달하는 하중이 가해집니다. 따라서 5kg만 감량해도 관절에 걸리는 압력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특히 복부비만은 무릎 뿐만 아니라 고관절에도 영향을 줍니다.
2.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는 유산소 운동 걷기, 수영, 자전거 타기처럼 관절에 부담이 적은 유산소 운동은 관절 주변 근육을 강화하고, 통증을 줄이는 데 도움됩니다. 단, 오르막길이나 계단 운동은 피하고, 평지 위주의 걷기를 추천합니다.
3. 꾸준한 관절 스트레칭과 근력 강화 하체 근육이 튼튼해야 관절 부담이 줄어듭니다. 벽에 등을 기대고 앉았다 일어나기, 무릎 굽혔다 펴기, 허벅지 근력 운동 등을 꾸준히 실천해보세요.
4. 찜질과 마사지로 염증 완화 온찜질은 뻣뻣한 관절을 부드럽게 하고, 냉찜질은 붓기와 통증을 줄이는 데 효과적입니다. 관절 주변을 가볍게 마사지해주는 것도 혈류 개선에 좋습니다.
5. 무리한 활동과 자세는 피하기 쪼그려 앉기, 무릎 꿇기, 다리 꼬기 등의 자세는 관절에 큰 부담을 주므로 피해야 하며, 등산이나 계단 오르내리기는 관절에 무리를 줄 수 있으므로 조절이 필요합니다.
진단과 치료, 언제 병원을 찾아야 할까?
퇴행성 관절염은 자가진단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특히 통증이 3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관절 붓기, 열감, 변형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면 정형외과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1. X-ray 및 MRI 검사 관절 간격 감소, 연골 손상, 뼈 마모 상태 등을 확인할 수 있으며, 질환의 진행 정도에 따라 치료 방향이 결정됩니다.
2. 약물 치료 소염진통제, 관절 영양제(글루코사민, 콘드로이틴) 등은 증상 완화에 효과가 있으며, 급성 통증 시에는 주사 치료가 병행되기도 합니다.
3. 주사 요법 히알루론산 주사, 스테로이드 주사 등은 염증 완화 및 관절 마찰 감소에 효과적이며, 단기간 통증 완화에 사용됩니다. 4. 수술적 치료는 마지막 단계에서 보존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통증이 극심하거나 관절 기능이 심하게 제한될 경우에는 인공관절 치환술(무릎 또는 고관절)이 시행됩니다. 수술 후에는 재활과 체중 관리가 관건입니다.
지금의 관절이 평생의 활동성을 결정합니다
퇴행성 관절염은 노화의 일부가 아니라, 관리하지 않았기 때문에 찾아오는 결과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지금부터라도 꾸준히 관리하면 진행을 늦추고 통증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통증이 시작되기 전, 무릎이 불편하다고 느끼는 순간부터가 관절 건강을 지키는 첫 번째 타이밍입니다. 약보다 중요한 것은 생활 습관, 수술보다 먼저 해야 할 것은 체중 감량과 운동입니다. 지금 앉아 있는 자세, 내일의 관절 상태를 바꿉니다. 퇴행성 관절염은 준비된 사람에게 더디게 다가옵니다.